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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 계신 하나님
작성자 dream 등록일 2020-03-22 21:44:23 조회수 38

 숨어 계신 하나님

 황수희 집사

 

  어린이집 등원시키듯 유모차를 밀고 아차산 등산로를 매일같이 오르던 몇 년이 있었다. 씻은 사과, 삶은 감자, 찐 옥수수 같은 걸 쟁인 아이의 보물 1호 간식 가방과 함께.

  어느 여름날 껍질을 벗기지 않은 참외 한 개를 통째로 먹고 나서 세상 제일 달콤한 행복을 표현했던 모습, 산다람쥐 자취 소리에 또래친구 만난 듯 천진스레 살폈던 모습, 해질녘 엄마 그림자를 놀이 삼아 밟으며 즐거이 내려오던 모습, 아이는 견뎌 주었으나 나는 즐기지 못하여 잃어버린 시간처럼 느껴졌던가.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고 하염없이 느껴졌던 아릿한 기억 속 그림들이 6년 만에 찾은 아차산 나무 등산로에서 고즈넉이 상기되었다.

  왼쪽은 암벽 등산길, 오른쪽은 나무계단 길, 훈련되지 않으면 평지도 버겁던가. 오른쪽 길을 택해 올랐건만 얕은 경사지조차 숨이 턱까지 차고야 말았다. 왼쪽 길을 택한 아이는 벌써 정상까지 단박에 오른듯했다. 어느 길로 갔든 조금 더 힘들고, 약간의 빠른 차이일까? 나무계단과 암벽 등산길이 다른 체감으로 정상에 다다랐듯, 해질녘 엄마 그림자 밟으며 하산하던 자연요법 놀이 그 하루들도 두 마음은 달랐고, 끝도 있었다.

  하나님이 계시지 않은 것만 같았던 그러나 그 마음을 인정하기 싫어서 마냥 기다리기만 했던 시간. 어느 길이 맞는지 몰라 후회스럽고 아쉽게만 기억하는 시간을 꺼내어 준 오늘, 미련했고 어리석었고 모자랐던 시간이 아니었다고 다독여 주는 것 같음은, 아이의 몸에 우유 한 모금을 허락하기까지 아니 더한 것을 허락하기까지 숨어 계셨던 하나님을 오늘 찾아내게 하셨음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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